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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103회: 임향님의 <쑥대머리> (12/11)

나레 2015. 2. 10. 06:29

*임향님(55): 국립창극단 지도위원

-광주가 낳은 대한민국의 국창 임방울의 조카 손녀로, 임방울 선생의 후손 가운데 유일하게 판소리를 하고 있다.
-1951년 광주 광산구 송정동 출생
-어려서부터 소녀 가장을 노릇을 하며 몰래 소리를 배웠는데, 13세때 광주 명창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 사실을 안 임방울이 크게 노했으나 소리 선생인 정광수 명창이 설득하여 소리공부를 허락했다고 한다.
-사사: 김소희, 박초월, 박송희, 오정숙, 성우향
-1986년 전국 판소리 경연대회 대상
-1987년 국립창극단에 들어가 15년간 활동중

*보조출연
-창극 <뺑파전> 특별출연: 왕기철(국립창극단 단원)
-제자: 임수경, 신설희

*초청 수강생: 광산지구 적십자봉사회

*반주: 광주시립국극단

*우리 동네 소리꾼을 찾아라: 남원시 대강면 방동리
-150호가 살고 있는 큰 농촌마을로 포도 농사가 주소득원이다. 지금도 초상이 나면 마을 고유 방식으로 초상을 치르며 상사소리와 상여소리를 하고 있다(상여소리 앞소리꾼: 진일하 이장)

*판소리 춘향가中 <쑥대머리> 배울 대목:
쑥대머리 귀신 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에/
생각난 것이 임 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 보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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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노트

 

처음 통화한 순간 "아 이 분은 원산지가 확실한 전라도구나"라는 느낌이 왔다. 전화를 한 쪽이 지역방송이긴 하나 방송사는 방송사인지라 예의를 차려서 대답하시는 것 같은데 "고향에서 전화를 했는디..."하면서 반가워하는 기색이 전화 저편에 역연하게 묻어났다.

 

임방울 선생 탄생 100주년이라고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나왔지만 정작 당신의 후예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임방울 선생과 관련된 분으로는 부인되시는 한애순 선생(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호)만 생각하다가, 몸져 누우신 분을 다시 모실 수도 없어 안타까워만 했었다. 그러다가 임방울의 조카손녀 임향님 명창을 알게된 반가움으로 전화를 드렸던 터다. 

 

'국립창극단 지도위원'이라는 현재 직함이 말해주듯 임향님 명창은 우리 나라에서 '뺑파' 연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분이다. 찬조출연한 젊은 심봉사 왕기철과 함께 연기를 하는데 과연 절륜의 몸놀림과 소리 공력을 느낄 수 있었다. 엉덩이를 씰룩쌜룩하며 심봉사 지팡이를 나꿔채서 "얼씨고 절씨고 영감 하나가 생겼네~ 얼씨고 절씨고~" 하며 무대를 휘젓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국창으로 일컬어지는 대명창이지만 임방울 선생은 당신의 후예들이 소릿길을 가는 걸 극구 말렸다고 한다. 대접받지 못하는 광대로 살아가는 것보다는 평범한 삶을 살기를 원했다고 한다. 어린 임향님이 어느 국악경연대회에서 1등을 하고도 야단을 맞았단다. 광주 출신의 정광수 명창(2002년 작고)이 "형님 이 아그 소리 시켜도 되겄습니다"고 적극 권하고서야 겨우 허락을 받았다고 하니, 당시 판소리 했던 분들의 사회적 냉대를 짐작할 만하다.

 

지금에야 '명창'이라는 칭호가 어느 직군 못지 않은 '전문성'을 인정받지만 당대에는 '평범의 아랫길'이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어려서부터 악으로 깡으로 소릿길을 헤쳐온 이력을 듣고 보니 임향님이라는 소리꾼이 달리 보였다. 광주 송정리가 낳은 알심있는 여류명창을 자랑해도 될 만큼, 임향님이라는 소리꾼이 광주 출신의 빛나는 국악인으로 자주자주 드러났으면 좋겠다. 

 
출처 : 新얼씨구학당
글쓴이 : ston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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